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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시 2018-04-25 19:09:18.0 조회수 287 연월 201804


COVER STORY

사진 김승범

우리 도자기는 그리움에서 출발했어요.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지중해 바다와
유럽의 풍만한 자연을 담고 싶었거든요.
사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지만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을에서 작업하듯
스페인의 어느 시골 오솔길을 햇살 받으며 걸어가듯
가슴에 스민 향수를 담았습니다.

지중해 푸른빛을 마음에 두고
그릇이라는 틀을 벗어나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색이니까요.
푸른색은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런데 똑같은 유약을 바르지만 참 신기하지요.
가마 안에서 나올 때는 수백 수천 가지
고운 빛이 결을 달리하니 도자기의 세계는 끝이 없습니다.

원하는 대로 빛과 모양이 안 나와서
눈물도 흘릴 만큼 힘들었지만 질리지 않았어요.
지금도 가마 문을 열 때 설레는 마음 누를 길 없지요.
오늘처럼 햇빛 좋은 날 바람이 잔잔하게 불면
불기운이 골고루 잘 퍼질 것 같아서 가슴이 뜁니다.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 내가 그리는 자연을
그대로 담은 그릇이 나올 것 같아서 자주 하늘을 봅니다.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하늘이 도와주길 기도하지요.

한때는 보는 즐거움을 위해
화려하게 만들 욕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래봐도 질리지 않고
편안한 그릇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와 다투고
그릇을 만들면 그릇 빛깔이 달라져요.
모든 과정이 투명해야 고운 빛이 나오나 봅니다.
잡념은 떨치고 선한 마음으로 기도하듯 만듭니다.
그릇 사가는 분들에게 좋은 기운이 전해지라고요.
우리 도자기를 만드는 건 팔 할이 기도입니다.

로자비 도자기 남승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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