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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
작성자 강화영 작성일시 2018-01-26 19:11:43.0 조회수 249 연월 201801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

라영수 | 은빛둥지 교육원장
취재 글 강화영 / 사진 김승범



절망 속에서 IT기술의 끈을 붙들다
신기루처럼 나이 오십에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룰 기회가 찾아왔다. 농사를 짓고 싶어서 농업학교를 졸업했지만 다른 일을 했는데, 농업 관련 국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러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작물 재배를 돕는 민간인의 해외사업 프로젝트였다. 그중 캄보디아를 선정해 막 꿈을 펼칠 때였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지원 사업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하늘이 우리의 앞길을 막은 것만 같았다.
캄보디아에서 귀국했을 때가 쉰아홉, 10년을 해외에 머문 탓에 인맥은 모두 끊어지고, 환갑이 코앞이니 막막하기만 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노숙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두려움에 무엇이든 해야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때 눈에 번쩍 뜨인 것이 IT 기술이었다. IT 기술은 정보화 사회를 향한 시대에 내가 살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한 대학을 찾아가 청강생으로 받아 달라 부탁했고, 강의실 구석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난생처음 컴퓨터로 문서작성부터 포토샵, 영상 제작, 설계 프로그램인 캐드, 홈페이지 제작 등을 배웠다. 도시락을 두 개씩 싸다니면서 주간반, 야간반 가리지 않고 수업을 들었다. 모든 IT 수업을 두 번씩 들은 3년 후에는 특허를 열개 정도 내고 벤처기업도 세울 수 있었다. 마침 안산 시의 영세기업 지원사업에 참여해서 통번역 아르바이트도 하며, 밤을 새워도 모자랄 지경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은빛둥지
한참 정신없이 일에 파묻혀 살다 2, 3개월 정도 쉴 때 동네를 슬슬 거닐며 둘러 보았다. 마침 개관한 본오동 복지관의 관장님과 인연이 닿았고, 얼떨결에 노인 컴퓨터반을 만들었다. 컴퓨터 강사로 봉사하면서 ‘봉사는 돈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처럼 재능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뜻깊은 일임을 깨달았다.
내 경험에 비춰볼 때 노년층에게는 나이 든 강사가 더 적합하다. 나와 동년배인 강사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을 잘 알기에 꼼꼼하면서도 쉽게 설명한다. 또, 배우는 속도보다 잊어버리는 속도가 빠른 노년층을 잘 이해한다.
노인끼리 배우고 공유하는 가능성을 익히고, 2001년 1기 수료생 27명과 ‘은빛둥지’라는 컴퓨터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듬해 안산시에서 노인정 2층 공간을 제공해 본격적으로 ‘노인을 위한 IT 평생교육원’의 문을 열었다. 대학에서 얻은 컴퓨터 50대로 강의실을 만들고, 촬영 장비 등 구색을 갖춰나갔다. 우리만큼 연식이 오래된 장비들이었지만, 배움과 나눔을 향한 도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은 한없이 뜨거웠다.
‘은빛둥지’ 졸업생은 어떤 형태로든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IT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수료생은 안산시가 위촉하는 자원봉사 노인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친다. 또, 1년간 사진반에서 배운 기술로 영정사진 찍는 봉사도 하는데 2006년부터 7천 명이 넘는 영정사진을 찍었다. 지난 가을에는 300km 뱃길을 달려 백령도의 한 요양원까지 방문해서 할머니들을 촬영했다. 사진을 받으신 어르신들이 고맙다며 우리에게 무엇이라도 주고 싶어했다. 작은 것이라도 보태고자 하는 따뜻한 정에 모두 즐겁고 훈훈했다. 작은 것이라도 다른 곳에 흘려보내야 풍요로운 사회적 근간이 마련된다.

컴맹, 디지털 사진작가 되다
노인 컴퓨터 교육이라 하면 단순 프로그램만 몇 가지 다룬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한글문서편집, 인터넷 활용 교실, SNS 뿐 아니라 사진교실, 포토샵, 동영상 편집, 영화와 다큐멘터리 제작 수업까지 한다. 현재 수료생이 약 7천여 명 정도로, 다들 컴맹으로 왔다가 전문적인 IT 기술을 배워 간다. 노인이라서 못한다는 생각은 편견일 뿐, 오히려 버튼 하나로 촬영과 수천 번의 수정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라서, 나이 상관없이 쉽게 배울 수 있다. 필름도 비싸고 편집 비용과 품이 많이 들던 시대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전국의 영상 프리랜서 중 많은 수가 은빛둥지 회원이고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각종 노인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재취업에 성공해서 기자, 리포터로 활발하게 뛰는 수료생도 많다.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본 사람은 안다. 자신과 삶을, 이웃과 세상을 관찰하는 시각이 얼마나 확장되는지를…. 은빛둥지에서 2006년부터 연말이면 ‘황혼의 길손’이라는 사진전을 연다. 미술관이라고는 가본 적도 없는 우리가 작품 전시를 하고 도록을 만든다. 개막식에 가족을 모두 초대하는데,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진작가라고 자랑스러워 한다. 능력을 떠나 인생의 지평을 넓혀가고, 일상도 관계도 새로워지니 얼마나 건강한 작업인가!

영상으로 전하는 우리의 역사
2011년 은빛둥지는 사회적 기업으로 승인받아 동영상 촬영, 제작하는 미디어 업체로 수익을 내고 있다. 기업, 기관 홍보 및 행사 영상이나 케이블방송, 지역방송, 공영방송에 내보낼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RTV라는 시민참여방송프로그램 전문 케이블 방송에 일주일에 이틀 한 시간 방영할 영상을 만드는 재능기부도 한다.
내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중요한 이유는 왜곡된 역사를 알리고, 상고사 복원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016년 8월에 한국외국어대학교 강덕수 교수와 함께 은빛둥지 식구 일곱 명이 러시아 극동부의 사하공화국을 방문해 고려인을 만났고, 이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앞으로 시베리아를 돌면서 중앙아시아를 흐르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시리즈로 만들려 한다. 우리 민족의 뿌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민족의 얼과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어서다. 이런 뜻을 말로 전달하면 크게 다가가지 못하지만, 영상으로 이미지화하면 눈길을 주고 귀담아 듣는다.
격변하는 국제 정세 아래 미래가 불안할수록 제대로 된 역사를 후손에게 알려주는 것이 노년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옳은 가치라도 일방적이라면 소통의 지혜가 부족한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귀기울이지 않는다고, 다가가기를 그치고 돌아서서는 안 된다. 우리와 경험이 다른 젊은 세대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이 영상이다.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번 ‘황혼의 길손’ 사진전에는 뉴욕 동포 노인이 결성한 ‘뉴욕 사회영상제작회’도 참여했다. 뉴욕의 동포들이 인터넷으로 은빛둥지를 보고 2년에 걸쳐 세 번이나 방문한 끝에 함께 했다. 이들이 전 세계 동포 노인을 전부 모아서 사진전을 하자고 했다. 국내에서 하는 것도 힘들다고 어려워했더니, 국외는 자신들이 할 테니 어려울 것 없단다. 돌아보니 지금까지 은빛둥지 사업도 가능성이 보여서 추진한 일은 하나도 없다. 무모해보였지만 오히려 몸이 먼저 움직일 때 길이 조금씩 열렸다. 2018년에는 ‘세계노인사진전’을 개최한다.
나이드는 것은 누구나 맞이할 미래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게 남아있다면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답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약 800만 베이비부머가 어떻게 노년을 맞이하느냐에 우리 미래가 달려있다. 60살에는 60살의, 90살에는 90살의 뜻과 할 일이 있다. 은빛둥지가 먼저 좋은 길을 터주고 싶다. 노년을 맞는 베이비붐 세대가 자기 뜻을 발휘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사회가 된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일어날 것이다.
노인의 한 시간은 젊은이의 한 시간보다 훨씬 더 절실하다. 우리는 그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찾고 도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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