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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포스트잇에 담은 일상
작성자 강화영 작성일시 2017-09-25 14:34:11.0 조회수 158 연월 201709




관찰,
포스트잇에 담은 일상

문태곤 | 그림일기 쓰는 건설 엔지니어
취재 글 강화영 / 사진 윤동혁



당신의 오늘이 어땠는지 기억하는가? 내 마음을 돌아볼 엄두도 못 내고 의미 있는 순간을 지나쳐버리지는 않았을까? 평범한 직장인 문태곤 씨는 일상의 소중한 찰나를 놓치지 않고 매일 포스트잇에 기록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그림은 반짝이는 행복, 몸과 마음을 일으키는 힘이 됐다. 일상을 관찰하는 세 번째 시선은 작은 포스트잇을 향해본다.

일기를 쓰듯이 포스트잇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02년 여행에서다. 아내와 해변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는데, 그 평화로운 순간이 참 좋아서 주머니에 있던 포스트잇 한 장에 검은 펜으로 풍경을 그려봤다. 삐뚤빼뚤 그린 그림을 아내가 무척 좋아했고 여행 내내 일기를 쓰듯이 포스트잇에 그림을 그렸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니었지만, 순간의 감흥을 기록하며 즐거웠다. 직장 동료들에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그때를 떠올리며 이야기 나누는 것도 재밌었다.
처음엔 여행이나 출장 갔을 때의 기록으로 활용했는데 일이 바빠지면서 주제가 일상으로 옮겨졌다. 아내와의 대화에서, 회사나 출퇴근길에서, 책이나 영화 등에서 재밌다, 기억하고 싶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키워드만 적어 뒀다가 자투리 시간에 그렸다. 초반에는 생각대로 그림이 잘 나오지 않아서 쓰고 버린 종이컵 밑면을 스케치북 삼아 클립, 펜 등을 그리며 틈틈이 연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 작가 수준은 아니어도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는 있게 됐다. 지금은 10분이면 그림 하나를 뚝딱 그려낸다.

그림 개수만큼 늘어가는 소중한 순간 그림을 그리려면 대상의 손가락 모양 하나하나까지 유심히 봐야 하는데, 그러면서 관찰력이 생겼다. 그것은 일상을 살피는 데도 마찬가지였다. 온종일 뭘 그릴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오늘 나의 생활은 어땠고 동료와의 대화는 어땠고 가족과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관찰력은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얻은 가장 큰 힘이다. 많은 분이 그림일기를 보고서 자기가 놓치고 사는 소중한 일이 잘 모여 있다며 ‘저도 그때 그런 적 있어요’ 하고 이야기한다. 어느 누구의 삶에나 의미 있는 순간은 있지만, 그것을 느끼고 기억하는 데에 기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순간의 의미와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 그림을 그리고, 그림이 늘어가는 만큼 삶도 풍성해져 간다. 서로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가치를 찾고 기억을 되새기면서 행복이 더 오래 머묾을 느낀다.

과거를 잘 지나온 나를 발견하다 최근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회사에서 연차가 쌓이면서 후배가 훨씬 많아지고, 팀에서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에 휩싸였을 때 우연히 포스트잇을 모아놓은 파일을 펼쳤다. 그런데 거기에 예전에도 똑같은 고민을 했던 내가 있는 것 아닌가! ‘같은 어려움을 잘 헤어 나왔구나! 현재의 고민에 함몰되지 말자, 이 시기를 잘 통과할 수 있다’ 몸과 마음에 불이 켜진 듯했다.
마음이 달라지니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살짝 비틀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힘이 생겼다. 이제 내 안에 잠자고 있던 능력을 깨워야 할 때였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떠오른 잠자는 새 한 마리 이미지를 바로 포스트잇에 그렸다. 상황은 그대로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가 변하자 그날 아침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 그림을 휴대폰 배경화면에도 저장해놓고 보면서 틈날 때마다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중이다.

포스트잇으로 맺은 새로운 인연 그림을 저장하기 위해 블로그에 올렸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블로그를 방문해 공감해주는 사람이 늘었다. 여전히 아마추어 실력이지만,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그림 그리는 재미는 점점 더 커졌다.
낱장으로 된 포스트잇 그림일기는 의외의 만남을 통해 번듯한 모양을 갖추게 됐다. 한 출판사에서 포스트잇 그림일기를 출간하자고 제안해 2007년에 『나는 소소한 일상에 탐닉한다』라는 책까지 냈다. 또 한 번은 여행 가서 그림을 그리는데 동행한 사람들이 “재밌다, 나도 한번 해보면 안 돼?”해서 즉석에서 수업을 열었다. 바다를 보면서 “일단 수평선을 그리세요, 배가 있으니까 삼각형 하나 그리고 돛대를 그려요, 밑에다가 지금 떠오르는 생각을 한 줄만 써요” 하며 다 같이 신나게 그림을 그리고 놀았다. 수료증을 그려 나눠줬더니, 입소문을 타고 수업 요청이 들어와 두 번 더 진행했다. 동네 서점 아저씨께서 공간을 빌려줄 테니 포스트잇 전시를 해보라고 권유해주신 덕에, <소소탐닉展>이라는 작은 전시회도 열었다.

아이를 그리고 함께 그리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포스트잇 대부분은 자연스레 육아를 담게 됐다. 아내와 함께 큰아이와 작은아이의 기록을 비교하며 이야기할 때 많이 웃는다. 아이들의 성장기를 보고 있노라면 그 속에서 차근차근 부모로 성장한 나와 아내의 모습도 보인다. 서툴고 부족했지만, 그 시간 덕분에 우리 네 가족이 이렇게 존재하니 소중하다.
이제는 열 살, 여섯 살이 된 아들들이 주말에 그림 그리자고 먼저 다가온다. 첫 아이가 생겼을 때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라 신이 난다. 주말 아침이면 둘 중 먼저 일어난 아이를 데리고 공원, 동물원, 미술관부터 남이섬까지 잠깐의 여행을 다녀온다. 우리는 이 여행을 ‘아빠 투어’라고 부르면서 여행 중에 나란히 앉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다. 같은 대상을 보고 그려도 그림은 다 다르다. 바다에 갔을 때 나는 주로 보이는 수평선, 모래사장을 그렸고, 아이들은 바닷속에 있는 무언가를 상상해가며 그렸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는 게 훨씬 재밌다.포스트잇 그림일기로 대단한 걸 하려는 욕심은 없다. 그저 재미 하나로 15년 동안 날마다 일기를 그릴 수 있었다. 가끔 아내는 행복해 보이는 내 그림을 보며 “나는 당신의 모든 걸 알고 있어. 잘못하면 다 불어버릴 거야”라고 농담을 던진다. 현실은 포스트잇 속 이야기보다 더 많은 사연이 존재하고, 해피 엔딩이기보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여전히 포스트잇에 담긴 이야기도 진실이며 일상의 보물 같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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