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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농업 문화 창조
글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지역산업팀장)
밥상의 음식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의식이 커지면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히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자연과 흙에 대한 인식도 새로워지게 된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는 농업 분야에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게 된다.
우리보다 먼저 시작된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제 도시농업은 하나의 새로운 도시문화로 창출되고 있다. 독일의‘클라인가르텐(Kleingarten, 작은 정원)’은 19세기에 의사이자 교육자인 슈베러 박사가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데서 생겼다. 클라인가르텐은 도시민의 건강과 휴양을 위한 공간으로 정착했다. 현재 독일 전역에 약 100만 개의 클라인가르텐이 있다. 이용 회원 수가 1백20만 가구이며, 동호회 수도 1만 5천2백 개에 달한다. 1가구당 1구획 씩 임대해 취향에 따라 다양한 정원을 조성할 수 있다. 러시아의 ‘다차(Dacha)’는 원래 부자 또는 귀족들의 별장 개념이었지만, 1958년 구소련의 흐루시초프 수상 취임 이후 모든 국민에게 주말별장으로 무상분배 되었다. 러시아 전역에 약 3천2백 개가 있으며, 인구 4.5명당 1개꼴로 소유하고 있다. 다차는 사유재산으로 기증 또는 매매가 가능하다. 다차에서는 주로 친환경농법으로 채소, 과일, 꽃을 생산하며 자급하고 남는 것은 이웃과 나눠 먹거나 판매한다. 최근 영국은 유전자변형식품과 환경오염 우려로 농작물 경작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방정부들도 작물을 재배하고자 하는 도시민에게‘얼로트먼트(Allotment, 임대토지)’를 장려하고 있다. 일본은 남아도는 농지를 활용하고 도시 농촌 간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1981년 시가지역 내에 있는 농지를 분구(分區, 지역을 몇 개의 일정한 구역으로 나눔)하여 녹지사업을 도시공원법으로 개정해 제도화했다. 쿠바는 도시농업의 세계적 성공모델로 아바나시(市) 유기농 채소 소요량의 50%를 시내에서 생산함으로 수송 물류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92년 서울시농업기술센터가 도시민들이 농업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파란 잎 고운 손’이라는 텃밭재배 모임을 만들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효시가 되었다. 4,5년 전부터 각 시, 군 단위로 농업기술센터가 생겨 도시민들을 위해 농사 교육도 하고, 여가를 활용해 텃밭농원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있다. 2007
년 7월에는‘서울시 친환경농업 및 주말 체험 영농 육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관내 농업지역의 오염원을 개선하고 농업의 환경보전기능을 증대시키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는 500ha 정도의 땅에 쌀 농사를, 강동구와 서초구는 560ha의 땅에 신선한 채소와 꽃들을 심어 시민에게 직접 공급하고 있다. 노원구와 중랑구의 작은 과수원에도 신선한 제철 과일이 생산된다. 또한 개인적으로 아파트 베란다나 화단, 주택 옥상 위에 텃밭을 만들어 직접 가꾼 채소를 식탁에 바로 올려 먹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오랜 도시생활에 지친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쌓인 피로를 풀고 오염된 먹거리로부터 밥상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도 다음 3단계를 거쳐 농업에 참여할 수 있다. 첫째 초보적인 단계로서 텃밭농원이나 관광농원, 그린 투어리즘(농촌의 환경과 문화를 매개로 도시민과 농민간의 교류를 통한 체류형 여가활동) 등에 참가하는 것이다. 둘째 농업을 테마로 한 체험이나 교류, 학습에 참가하는 단계다. 각종 연수교육이나 귀농교육, 생활원예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면 지역공동체 의식이 회복된다. 셋째 도시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활용한 새로운 도시문화를 만들어가는 단계이다.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농업이나 자연환경에 대하여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네트워크를 확산하여 건강한 도시사회를 활성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예를 들면, 도시에서 식물이나 동물의 인공적인 관리를 통하여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것이 가공·소비된 후 음식쓰레기로 회수되어 퇴비나 사료로 가공되어, 다시 식물재배나 동물사육에 재활용되는 순환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시민과 농민간의 연대를 통하여 도시 농업을 진흥하는 것도 글로벌화 속에서 지속적인 도시사회를 회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농업을 매개로 하면 도시가 건강하고 생동감 넘치는 도시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으리라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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