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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랑은 따뜻한 침묵 7
작성일시 2019-03-15 13:16:10.0 조회수 31


아버지 사랑은 따뜻한 침묵 7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던가. 나는 결코 아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니다. 아내를 만나 부부로 산지도 어느덧 서른세 해나 되었다. 그만한 연륜이면 속속들이 아내의 모든 것을 알만도 하건만 솔직히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이즈음 내린 결론은 적어도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손해 보지 않으니, 지극히 현실적인 논리에 긍정한다는 것이다.

 

사필귀처(事必歸妻)란 말이 있다. ‘중요한 결정은 결국 아내의 뜻에 따른다는 역설이 담긴 우스갯소리다. 최근 나는 이 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일절이 낀 연휴였다. 모처럼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어디 운치 있는 고장에 여행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법 그럴듯한 남편 노릇을 할 참이었다. 그런데 아내는 마뜩찮게 대답했다. 당신 혼자 연휴를 보내면 아니 되겠느냐고, 그러면서 이 기회에 고향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께 효도 한 번 하라고 하였다. 알고 보니 아내는 몇 년을 벼른 친구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해할 수밖에, 아니 적극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고향에 내려갔다. 그 저녁이었다. 아내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 “꼭 어머니와 같이 자요. 어머니 얘기도 귀 담아 듣고요.” 처음에는 착한 며느리인 척하는구나, 내심 시큰둥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지만 아내 말을 먼저 귀 담아 들어야 했다. 그 밤과 다음 날까지 어머니와 나는 함께하였다.  모퉁이 하우스 텃밭에 거름을 내고 일구었다. 어머니는 웃자란 풀을 뽑고 냉이도 캤다. 어머니는 아버지 얘기를 들려 주셨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일 년 전부터 유독 넋두리처럼 당신의 지난날을 말하고 싶어 하셨는데, 그 때마다 어머니가 지난날 고생했던 얘기를 지금에 와서 말하면 뭣하겠느냐며 하지 못하게 막으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후회가 된다고 하였다.

 

칠남매의 맏이인 아버지는 어린 동생들이 다 태어나기도 전에 입살이가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지독한 가난에 식구(食口)하나라도 줄여볼 요량으로 산 너머 고모할머니 댁에서 입살이를 하였던 것이다. 어린 나이 눈치 보며 허드레 농사일을 도와주며 끼니를 때웠을 어린 소년이 내 아버지였다. 더구나 주인집 또래들은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데 아버지는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을 터이니. 열여섯 살 나이엔 다시금 무슨 과수원 농장에서 일하셨고 열아홉 살엔 정미소에서 일하면서 그때부터 새경을 받아 땅 마지기를 장만하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당시로는 늦은 스물넷에 어머니를 만나 혼례를 올리고 이듬해 6.25 전쟁 중에 입대하였다가 오년 만에 부상을 입고 제대하여 다음 해 내가 태어났으니 늦게 얻은 귀한 아들인 셈이었다.

 

곁에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아버지를 꼭 안아드렸으리라. 하긴 지난 해 2월 초, 아버지를 여의고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었던 것은 내게 아버지를 원망하며 불평했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고 그 회한의 그림자를 2005년 아버지학교를 수료하며 편지를 쓰고 아버지를 찾아가 한 번 안아드리며 말끔히 지웠던 것이다. 그 후로도 아버지를 몇 번 안아드린 것이 따뜻한 흔적이 되었다. 생각할수록 그립고 고마운 내 아버지다.

 

열세 살, 부모님 곁을 떠나는 그 소년의 마음이 얼마나 슬펐을까. 아버지는 그때부터 눈물샘이 깊어졌으리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 눈에도 눈물이 흐르고 있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뜨거운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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